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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3.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Concert X Exhibition 2022. 8. 11. 14:44
일시: 8월 23일 저녁 7시 30분
장소: 부산 극동방송 아트홀
공연문의: jungfrausis@gmail.com
*5세 이상 무료 입장 공연입니다.
나는 힘센 천사 하나가 구름에 싸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는 무지개가 둘려 있고,
그 얼굴은 해와같고, 발은 불기둥과 같았습니다.
그 천사가 오른손을 하늘로 쳐들고 이렇게 맹세하였습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의 악보 위에는 요한계시록 10장의 구절이 적혀있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중 전쟁포로가 되어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던 메시앙은 요한계시록에 영감을 받아 시간 너머의 영원을 표현하는 음악을 작곡하였습니다. 수용소의 동료 중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다른 세 명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이라는 이례적인 구성의 4중주곡이 탄생하게 됩니다. 완성된 곡은 1941년 1월, 폴란드 실레지아 괴를리츠의 포로수용소에서 초연되었습니다. 극심한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열린 이 초연에 대해 메시앙은 훗날 이렇게 회고합니다. “수용소는 눈에 파묻혀 있었다. 첼로는 줄이 3개 밖에 없었고, 피아노는 건반을 한 번 누르면 다시는 올라오지 않았다… 하나님이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신 뒤에 제7일은 안식일로 완벽한 숫자가 되지만, 7일은 다시 영원 속으로 뻗어서 마침내는 불멸의 광명과 평화를 뜻하는 8이 된다. 이 작품을 8악장으로 만든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인간이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어떠한지 몸소 보여주신 예수님의 전적인 사랑은 시간을 초월한 듯 느린 템포로 연주되는 8악장의 "예수의 불멸성을 찬양"을 통해 조심스럽게 전개됩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천사의 선포는 전염병과 전쟁의 소문을 듣는 오늘날의 우리의 두 귀에도 쟁쟁하게 들려옵니다. 무시무시한 총탄과 비명소리로 가득한 전쟁 속에서 어떻게 영원을 향한 희망이 담긴 승리의 찬가를 노래할 수 있었을까요.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연주는 미국 보스턴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 전시 <생존자의 초상>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입니다. 연주 중 상연되는 전시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화가 사무엘 백(Samuel Bak)이 참여합니다. 개인과 역사의 기억을 엮어서 부분적으로 복구된 파괴된 세상을 창조하는 작가는 화해와 재건을 향한 인간의 희망을 고집스럽게 탐구합니다. 어린 시절 한국 전쟁을 겪은 권순철은 역경 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한국인의 얼굴을 화폭에 그려냅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이광 작가는 고통, 죽음, 인간의 정신과 같은 실존적 질문을 생동감 있는 색채와 역동적인 붓놀림으로 담아냅니다. 진정한 소통의 수단으로서 인간의 형상을 바라보는 브루스 허먼(Bruce Herman)이 그리는 인간의 형상은 기독교 성찬 예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메시앙의 음악을 비롯한 전쟁 중 예술 활동은 이러한 때에도 희망을 바라보는 놀라운 믿음의 증거 그 자체입니다. 전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은 작가 인터뷰 및 추가 정보는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Concert X Exhibi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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